사순절 여정 33일째

십자가를 소중히 여기리라? 주의 십자가 사랑하리? 우리는 장식으로 목에 십자가를 걸고, 예배당에 아름다운 나무 십자가를 본당 정면에 걸어 놓습니다. 십자가는 사형틀인데 그 십자가를 사랑한다? 그것은 마치 사형집행에 쓰이는 전기의자나 치명적인 주사침대를 장식물로 몸에 지니려는 것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십자가는 예수님 시대에 로마 정부가 식민지 백성들이 반역을 경고하기 위해 무시무시하고 잔인한 처형 도구였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그 충격과 수치심은 사라졌고, 장식으로 변모했습니다. 상징이 그 본래의 의미를 압도할 때, 십자가는 숭배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아름다운 미녀들의 목걸이가 되었으니까요.

“The Old Rugged Cross(험한 십자가)”는 가장 사랑받는 찬송중 하나로, 미국의 역대 최고 인기 찬송가로 꼽히고 있습니다. 감동적인 찬송시는 비극적 사건과 그것을 신앙으로 극복한 조지 베나드 목사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찬송시 입니다.

1889년, 겨우 16세의 나이에 베나드는 광산 사고로 아버지를 잃습니다. 어머니와 형제들을 부양해야 했던 그는 어린 나이에 가혹한 현실과 마주합니다. 1895년, 구세군 집회에 참석한 베나드는 주님을 만나면서 극적인 인생의 전환점을 맞습니다.

감리교 목사이자 순회 전도자로 활동하며 베나드는 중서부 전역을 돌며 부흥회를 인도하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미시간에서 열린 한 부흥회에서 젊은이들을 위해 베나드는 십자가를 증거했습니다. “그 때 나는 환상을 본 듯했다… 그리스도와 십자가는 떼려 야 뗄 수 없는 하나임을 깨달았다.” 이 영적 통찰로 베나드는 “The Old Rugged Cross”를 지었고, 이 찬송가는 세대를 초월해 우리들의 마음을 울리는 찬송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매일 매일이 부활절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깨닫고 그분의 무조건적인 사랑 을 누릴기회가 바로 오늘이기 때문 입니다. 십자가에서 심판하는 하나님이 아닌 사랑의 하나님을 드러냅니다.

십자가 위에서 우리는 벌거벗은 채 팔을 벌린 십자가에 달린 하나님, , 넘치는 사랑으로 충만한 하나님의 마음을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십자가는 사형 틀로서 인간의 잔혹함을 보여 줄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 인간의 잔혹함을 사랑으로 감싸 안으시는 하나님의 극진한 사랑을 보여 주는 상징입니다.

“십자가는 우리가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행하는 일에 대한 잔혹한 행동입니다. 부활은 하나님이 그런 인간을 사랑으로 끌어 안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행동입니다.” (리자드 로어) “갈보리산 위에”를 부를 때, 십자가 위에 드러난 하나님의 사랑의 변화의 힘이 우리에게 임하길 간절히 바라는 우리 모두의 기도가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