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내가 지나왔던 모든 시간이
내가 걸어왔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모든 것이 은혜 한 없는 은혜”
-손경민-
“하나님이 그처럼 큰 죽음의 위험에서 우리를 건져 주셨으니 앞으로도 건져 주실 것이며 또 건져 주시리라 믿습니다.”
(고후 1:10)
거룩한 성탄,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흰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마치 우리들의 부끄러움을 가려 주려는 하나님의 사랑처럼 듯 소리 없이 포근하게 내리고 있습니다.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성탄의 기쁨과 새해의 소망이 가득하시길 축원 합니다.
여러분은 한 해 동안 참 열심히 충실하게 잘 살아 오셨습니다. 어떤 분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고 실연의 아픔을 삭히면서 힘든 시간을 잘도 참으며 보내 오셨고, 그런 가 하면 사랑하는 자녀들이 결혼을 해서 손자 손녀를 보시는 기쁨을 만끽 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은퇴를 하고 자녀들 곁으로 이사하시면서, 인생의 애환이 깃든 정든 곳을 떠나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튼튼하던 교회가 생각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정든 교회를 떠나야 했고, 떠나는 교우들을 쓸쓸히 지켜 보아야 하는 아픔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이런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도 우리는 인내하며 끝까지 견디며 잘 살아 왔지 않나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잘 살아 오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스스로를 장하다고 칭찬해 주면 어떨까요? 어려운 일 잘 견디고, 충직하게 교회와 하나님과 하나님의 사람들을 나름대로 잘 섬기려 최선을 다해주어 고맙다고 대견해하며 등 두드려 주면 어떨까요?
저도 7월에 부임해서 난생 처음 성격이 전혀 다른 두 교회를 섬겨 오면서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뒤 돌아보니 저도 나름대로 참 열심히 살아 왔습니다. 그래서 저도 저 자신에게 말해 주었습니다. “어려운 결정 잘 했고, 그 결정으로 힘은 들었지만, 참 보람 있게 살 수 있었고, 사랑 받고 사랑할 수 있어 참 좋았다” 고요.
14년 만에 돌아온 교회는 예전의 교회가 아니어서 뭔가 좀 어색하고 어딘지 모르게 서툴고, 뭔가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린 허전함이 저를 힘들게 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교회에서도 보기 힘든 젊은 이세들이 듬직하게 성장하고 있었고, 모두들 어려워진 교회, 빈 자리를 채우고, 어떻게 해 서든지 부족함을 극복하려 열심을 내시는 모습이 눈물겹게 고마웠습니다. 무엇보다도 미래 세대를 위해 기꺼이 예배시간도 양보하고, 어떻게 해 서든지 후원하고 희생 하시려는 모습이 보기 참 좋았고 뿌듯했습니다.
확신 하 건데 교회는 이미 안정이 되어가고 있고, 예전대로 더 좋게 회복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심 없이 헌신하고 계신 분들이 많아 한걸음 한 걸음 정성을 다하다 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건강한 교회, 고단한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는 성숙한 교회로 성장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자 이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간을 소망 가운데 맞는 12월 말, 돌이켜 보니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 모두에게 넘쳤던 한 해 였습니다. 여러분, 교회를 섬기시느라 올 한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도 많이 고맙습니다. 그리고 목회 말년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 저에게는 큰 위로가 되어 주셨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다 함께 더 깊이, 더 높이, 보다 더 넓게 살면서 크신 하나님의 사랑을 담아 낼 수 있는 훌륭한 그릇, 하나님의 사람들이 됩시다. 함께 지난 온 시간에 감사, 앞으로 전개 될 하나님의 축복을 기대하며 인사 드립니다.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에 감사드리며,
홍석환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