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4 교회소식

불행했던 과거로부터 축복받은 지금으로

만약 자신의 삶을 영화로 만든다면, 우리는 주인공이자 감독이 됩니다. 삶의 주제와 클라이맥스, 어려움 속에서 우리가 남기고 싶은 모습은 무엇일까요?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스크루지는 과거, 현재, 미래를 보는 두 시선을 경험합니다. 한쪽은 배우로서 자기중심적이고 냉정한 스크루지이고, 다른 한쪽은 관찰자로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스크루지입니다.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은 영혼에 틈을 열어 주며, 배우로만 살아가는 위험—좌절, 분노, 절망—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스크루지는 ‘현재의 크리스마스’ 영을 통해 세상의 고통 속에서도 희망과 사랑을 경험하게 됩니다. 풍요와 부족, 기쁨과 고통이 동시에 존재함을 깨닫고, 어떤 상황에서도 나눌 수 있는 기쁨을 봅니다. 이처럼 우리도 삶 속에서 고난과 축복을 함께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헤롯과 요셉은 두려움 앞에 섭니다. 헤롯은 외부의 권위에 의지하며 두려움으로 폭력과 파괴를 선택하지만, 요셉은 내면의 신적 인도를 신뢰하며 두려움을 생명을 보호하는 힘으로 전환합니다. 우리의 두려움도 마찬가지입니다. 두려움에 지배당하면 삶을 축소시키지만, 하나님 안에서 두려움을 직면하면 삶을 확장하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때로 헤롯처럼, 때로 요셉처럼 살아갑니다. 중요한 것은 두려움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입니다. 아기 예수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풍요와 사랑을 나눌 것인지, 두려움 속에 갇혀 파괴를 선택할 것인지. 우리의 갈망과 두려움 속에는 에마누엘, 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심이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폭력과 빈곤, 차별과 불의 속에서 태어나셨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섬기셨습니다. 스크루지와 복음, 헤롯과 요셉의 이야기는 모두 하나님이 우리에게 풍성함과 은혜를 주심을 보여줍니다.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현실 속으로 들어와 우리의 두려움과 맞서 주신 기적을 감사하며 찬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