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5.4 교회소식

부활의 흉터

부활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상상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나요?

눈부시게 희고, 찬란하고 영광스러운 모습이 아닐까요? 변화산 위에서의 예수님처럼 말이죠.

요한복음서의 부활하신 예수님은 그 손과발 그리고 몸에 상처와 흉터를 가지신 모습으로 나타나십니다.

부활한 예수님의 몸에 왜 상처는 남아 있는 것일까요?

영광의 부활이면 예수님의 몸도 흉한 상처나 흉터도 모두 사라져야 하는 것 아닐까요?

이세상이 준 상처, 사랑하는 이들이 남겨준 상처의 흔적들을 모두 지워 버리고 잊혀지게 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부활의 열매가 아닐까요?

그런 상처투성이 신 부활의 주님이 제자들에게 주신 부활의 첫 선물은 평화입니다.

부활의 평화는 상처를 말끔히 지워버리는 평화가 아니라 상처 한 가운데 서, 고통 한 가운데서 가질 수 있는 평화입니다.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평화를 찾을 수 있는 것이 부활의 믿음이요 선물인 것 같습니다.

나를 가장 아프게 하는 상처의 기억들 가운데서 부활의 주님을 만나는 은혜가 필요합니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관계들 속에서 화해의 그리스도를 찾아 가는 것이 부활의 평화를 내 안에, 우리 공동체 안에, 그리고 더욱 모질어가는 이 세상에서 찾아가고 이루어가는 길이라 생각됩니다.